미술심리치료사가 되는 길
심리상담 / 심리치료
안녕하세요.
저는 상담 학사전공, 예술치료학 미술치료 전공 석사 졸업 후
미술치료사로 임상경험은 석사과정까지 6년, 필드 활동 9년,
임상심리사로 임상경험2년과 필드 활동 5년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심리치료사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심리치료사를 심리상담사로 바꿨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제 전공은 미술심리치료학이라 미술심리치료라고 이 곳에서 소개할게요.)
제가 티스토리에 미술심리치료항목을 만든 이유는
미술심리치료가 무엇인지 함께 공유하고
미술심리치료사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제가 채워온 지식이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정도는 아니라 생각해요.
제가 경험하고 겪어왔던 스토리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미술심리치료가 무엇인지 아실 수 있도록 써볼게요.
부담 없이 :)
아!
그리고 제가 이 공간을 만든 이유 중 하나는
저를 위한 미술치료를 해보려고요.
LA에 살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 시간이 참 귀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
영어공부도 하고 독서도 하고 묵상하는 것도 좋지만
나를 위한 미술치료 혹은 미술작업을 해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습니다.
사실 지금은 미술재료들을 모으고 구하는 단계예요.
차차 제 작업물을 올려볼게요.
5월에 일단 첫 작업물을 올릴 생각이고
일주일에 2~3번은
해보려고요.
:)
제가 미술심리치료를
어떻게 만났는지 나눠볼게요.
심리치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학부 때였어요.
교양과목 수업을 들었던 1학년 때 우연히 심리치료과목을 듣게 되었고
강의해주시던 교수님의 전공이 미술치료이셨어요.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이론적으로 배운 미술치료는 정말 재미있었고
사람과 미술을 좋아하는 저에게
"내 적성에 딱 맞는 분야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죠.
"이거 아니면 안 된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으니
쉽게 포기하지 않고 정말.. 이 분야의 제대로 된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끝까지 열심히 달렸어요.
배움의 시간은 정말 길었어요.
사실 심리치료에서 배움의 끝은 없어요.
정말.. 끊임없이 배워야 해요.
(혹시 심리 공부하시려고 하는 분들 꼭 기억해주세요. 평생 배워야 해요.)
사람을 공부해야 하는 분야라서 그런 것 같아요.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고, 모두 다 다르니까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어도 다른 양상의 심리반응을 보이니까요.
이 사실이 처음엔 저를 계속 성장시키고
이 분야에 빠질 수 있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못했던 이유가
날 성장시키고 가치감을 크게 느끼게 해 줘서
정말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고, 배움의 기쁨을 누리는 마음이 저를 행복하게 해서 배울 수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쳤던 것 같아요.
석사과정에 들어가서 졸업하기 직전에는
지금까지 공부한 게 아깝고 대학원에 돈을 투자한 게 아까워서
끝까지 붙잡고 갔던 것 같아요. (좋은 동기는 아니었어요.)
제가 지쳤던 가장 큰 이유는
임상실습의 기간이 길었고,
이는 취업 시기를 계속 늦추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물질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었어요.
친구들은 다 사회생활 시작하고 돈을 벌고 있을 때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석사를 졸업할 때까지 임상실습의 기간을 거쳐야만 했어요.
그 기간이 4-5년 정도였는데, 쉽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친구들을 만나면 밥먹으러가는게 부담스러워
(실습하는 기간엔 일을 못하고, 생활비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모임을 피한 적도 있었어요. 그때는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도 망설여지더라고요 ㅠ
한 친구는 제가 어렵게 지내는걸 알았는지,
만날 때마다 밥을 다 사줬어요.
그 친구에게는 아직도 빚진 마음이 있고, 고마운 마음이 있어요. 이 마음은 평생 갈 것 같아요.
제가 임상실습기간때 어떻게 지냈는지
살짝 말씀드릴게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임상 실습하러 갔다가
오전, 오후에 임상실습 2군데를 다니고 저녁엔 대학원 수업을 들으면 밤 10시 반에 끝나요.
10시 반까지 수업 듣고 집에 오면 12시였어요.
임상실습 때
실습하러 가려면 일단 교통비가 있어야 하고,
실습 중간에 점심도 먹어야 하니 점심값도 있어야 해요.
저는 다양한 임상경험을 쌓고 싶어서 왕복 5시간 거리인 곳을 기차 타고 다녔어요. 하루 교통비는 만원이 넘었고
그렇게 가서 2시간 정도 미술심리치료를 진행하고 돌아오면서
간단하게 학교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를 저녁으로 사 먹고 대학원 수업을 들으러 갔어요.
이 생활을 2년 가까이하고 몸이 많이 상했어요.
지하철에서, 길을 가다가 3번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가고요.
다시 생각해도 정말.. 돌아가기 싫은 시간이에요.ㅜㅜ
제대로 된 전문가가 되려면 몸도 마음도 잘 챙겨야 하는데..라는 생각으로
개인상담을 일주일에 한 번씩
슈퍼비전은 2주일에 한 번씩 받고
한국 상담심리학회와 한국 상담학회 공부도 주말마다 하고요.
(슈퍼비전은 네이버에서 정확한 뜻을 찾아보니, 종사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지식과 기능을 최대로 활용하고 그 능력을 향상해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원조와 지도를 행하는 일.이라고 나와있어요. 쉽게 말해서 제가 맡고 있는 심리치료 케이스를 저의 슈퍼바이저(감독자, 멘토, 교수님 등)에게 찾아가 지도받는 거라 생각하시면 돼요. )
개인 상담은 1회당 10만 원이고
슈퍼비전은 10-15만 원 사이예요. 슈퍼바이저마다 금액이 살짝 달라요.
학회 공부는 총 200만 원이 들었고요.
(학회는 2년 과정으로 자격증을 위해 시작한 공부인데, 정말 실직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한 달에 상담과 슈퍼비전 금액만 60만 원이 넘었어요.
그렇게 3달 이상 하니까
생활이 어려워지더라고요.
지식은 채워지지만 몸은 말라갔어요.
그래서 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그때 받아야겠다... 생각하고 상담과 슈퍼비전을 잠시 중단했어요.
현실은 그리 여유롭고 넉넉하지 않았기에
심리치료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현실적으로 제가 겪은 어려움을 다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다 먹고살려고 하는 건데
이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돈이 많이 들어가요.
대학원도 필수과정이고요.
(대학원을 안 나오면 취업이 어려워요. 정해져 있는건 아니지만 제가 취업준비를 해보니, 대학원을 안 나오면 어디서도 고용을 안 해주고.. 고용을 해주더라도 정말 심리치료비를 형편없이 줘요 ㅠㅠ 그래서 저는 고용기준 중 하나가 대학원 졸업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 배우고 일을 해보니
쉽게 심리치료사로 일할 수 없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의사가 수술을 할 때 인간의 몸을 다 이해하고 메스를 들어야 하듯
심리치료도 그렇더라고요.
충분한 경험과 준비 없이 내담자를 만나서 심리치료를 시작하면
위험할 수 있어요.
심리치료사는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다시 아픔에 빠지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심리치료과정에서 비언어적인 행동, 말 한마디 한마디가
한 사람을 바꿔놓을 수 있어요.
심리치료사는
부드럽게, 민감함과 섬세함으로 내담자에게 다가가고,
내담자 안에 있는 강력한 변화의 씨앗을 알아차리도록 도와야 해요.
제가 힘들었던 이야기를 많이 늘어놓았는데
사실이 그래요.
만약 심리치료 길을 가시려고 하는 분이라면,
정말 힘든 과정이 많을 거고
그런 과정을 겪었기에 다양한 사람들을 안아줄 수 있는 심리치료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 당시엔 정말 힘들고
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지나고 나니 값진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지나갔으니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10년 가까이 준비했던 과정을 짧게 소개해봤어요.
글을 쓰면서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들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적인 어려움, 심리치료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전해드리려 노력했는데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제 작업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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