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HERAPY 미술심리치료

[LA 일기] 나를 위한 미술심리치료 / 작업

어레이나 2020. 6. 5. 09:39

 

[LA 일기] 나를 위한 미술심리치료 / 작업 

 

 

 

안녕하세요!

오늘 LA는 2020년 6월 4일 목요일입니다.

 

 

저는

어제 마트에서 산

도화지와 색연필, 연필, 지우개로 미술심리 작업을 진행했어요.

 

 

사실 명칭은 미술심리치료이지만

오늘 진행한 작업은

저만을 위한 시간이었기에

치료라는 단어보다는 작업이라고 이야기하며 글을 적어볼게요.

 

 

 

 

 

 

어제 산 스케치 종이와 연필, 연필깎이

 

 

 

 

 

 

 

 

 

크레용컬러 64색인데 정말 많죠!

뒤에는 크레용을 쓰기 편하게 깎아줄 수 있는 것도 있어요!

 

 

 

 

 

 

 

저는 색연필 쓸 때마다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준비한 재료들의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 재료를 준비합니다.

 

 

 

 

 

 

연필도 글을 적거나, 그리기 편하게 깎아줬어요.

 

 

 

 

 

 

저는 늘 작업 전에 하는 게 있는데

맘에 드는 색을 골라보는 거예요.

 

 

그 색을 왜 골랐는지 생각하면.. 사실 어려워요.

그냥 맘에 들고 눈에 들어와서 골랐는데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고른 색이 주는 느낌을 말해요.

느낌이 어떤지요.

오늘 제가 고른 색은 

SEA GREEN

잔잔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렇게 느낌을 나누고 오늘 작업을 시작해봅니다.

:)

 

 

 


오늘은 총 2가지 작업을 진행했어요.

자유화, 난화

 


미술작업물을 보기 전에 꼭 기억해주셔야 할 게 있어요.

 

미술심리치료에서

그림의 실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물론 그림을 잘 그리면, 작업물의 완성도나 퀄리티가 좋게 나와요.

그럼 좀 더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미술심리치료의 주목적은 아닙니다.

수많은 목적 중 하나가 성취감이 될 수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멋지게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마음의 어려움 없이

작업 과정에 푹 빠져서 자신이 그리고 싶은 대로, 표현하고 싶은대로 표현하시면 돼요.

 

 

 

예를 들어

하늘을 그릴 때 나는 구름이  하얀색 이 아니라  분홍색으로 표현하고 싶어.

분홍으로 그리시면 돼요!

생각과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따라가는 게 미술심리치료/작업이라 생각해요.

 

 

 


자유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저는 생각나는 장면을 떠올려봐요.

저는 눈을 감고 어떤 장면들이 내 안에 떠오르는지 생각해봤는데

이번 주말에 봤던 파도와

어제저녁에 봤던 하늘이 생각났어요.

 

 

 

 

 

미술심리치료는

학교에서 배운 미술시간과 달라요.

결과물 위주의 교육 속에서 미술을 만나신 분들은 아마 흰 도화지만 보고 겁나실 수 있어요.

뭘 어쩌라는 건지, 뭘 그리라는 건지... 저도 그랬어요.

근데 이것도 연습하다 보면

자유라는 틀이 없는 주제 속에서 자유함을 느끼실 수 있어요.

 

 

 

그냥 흘러가는 대로 그림을 그려보시는 거

처음엔 어렵겠지만 여러 번 하다 보면 쉬워지실 거예요.

정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으면

점부터 찍어보세요. 그러다가 선도 그어보시고, 나중엔 동그라미도 그려보시고..

그렇게 자유를 누리시면서 연습하시다 보면

나중엔 오히려 주제와 틀이 있는 작업이 힘들 수 있어요 ㅎㅎ

 

 

 

저는 오늘 작업물을 완성하는데 10분 정도 걸렸어요.

이렇게 작업 후 저는 그림 뒤에 제 작업에 대한 느낌, 소감을 짧게 적어봐요.

 

 

 

 

 

 

작업물을 보는데

파도나 하늘이나 참 빛이 나고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저렇게 적어봤어요.

 

 

"너 정말 반짝이는 거 아니니? 파도의 소용돌이도 아름답다. 아플지라도 아름답다."

 

 

그리고 저에게 느껴지는 감정은 평안이었어요.

진짜 아름답다, 평안하다.

그리고 저 스스로에게도 아름답다고, 평안하다고 말해줬어요.

마음의 회복이 참 많이 되었구나... 느꼈답니다.

 

 

 

제가 작년에 직장 다니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이러면 안 되는데 한국사람들이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결혼 후 LA에 와서는 한인타운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구했어요.

 

 

 

해외에서 지내면서 한국사람들에게 사기당할뻔하고,

사람들의 말속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상처를 받게 되면서

악몽을 한 달 내내 꾼 적도 있었어요.

 

 

 

이 아픔이 언제쯤 회복되려나..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랬는데

정말 시간이 지나니까 이만큼 회복되었다는 걸

오늘 작업을 하면서 발견했어요.

어쩌면 이렇게 블로그에 셀프 에세이를 적어 내려가며

깨달은 사실일 수도 있고요. 

 

 

 

 


두 번째 작업

난화

 

 

 

 

난화 작업은

눈을 감은 뒤 도화지 위에 5초 동안 낙서하는 거예요.

막 낙서하듯 그려보는 거예요.

정말 그냥 아무렇게나 막! ㅎㅎㅎ

이 작업도 참 단순하지만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작업이에요.

 

 

 

낙서한 뒤 5초 뒤 눈을 뜨고

그 낙서 속에 보이는 것을 찾아봐요.

숫자, 도형, 물고기, 등등... 다양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실 거예요.

많은 분들이 숫자나 리본, 물고기를 찾으시더라고요.

 

 

 

내가 만약 물고기를 찾았다면, 그 물고기라는 단어를 넣은 문장 혹은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거예요.

가능하면 3개 이상의 단어를 낙서 속에서 찾으시고

찾은 것들을 넣은 하나의 스토리를 지어보세요. 작가가 된 것처럼.

 

 

 

저는 제 난화 속에서 파도의 움직임을 발견했어요.

제가 아무래도 바다, 파도에 꽂혔나 봐요 ㅎㅎㅎ

 

 

 

내가 왜 이런 스토리를 적어봤는지 내가 찾은 단어 속에서 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생각해봤는데

저는 그 파도의 움직임 속에서

제 삶이 보였어요.

 

 

 

이 파도도 곧 지나갈 거고, 또 다른 파도가 오겠지.

지금 내게 오는 파도를 맞이하고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보내주는 게

내 삶이랑 닮았다.. 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생각이 드는 동시에 평안함이 찾아왔어요.

저의 또 다른 성장도 보게 되었고요.

 

 

 

제가 원래 문제가 터지면 문제에 그대로 부딪히고

마음에서 비우는 걸 잘 못해요.

근데 이젠 좀 비워보고 싶더라고요.

이 문제가, 이 사람이 내게 중요했던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게 그리 중요한 사람도, 일도 아닌데

난 왜 이렇게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마음먹었습니다. 떠나 보내기로.

 

 

 

어쩌면 제가 마음의 준비가 됐기에 떠나보내야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람이 하루아침에 뭘 떠나 보낸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다 마음에서 허락해야 하는 건데

오늘의 미술작업이 그 결정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저에게 고맙다고 말해주는 하루를 보내려고요.

고마워 Ala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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