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HERAPY 미술심리치료

[나를 위한 미술치료] 네 번째 이야기 '목적' / 미술치료의 현실 그리고 나의 생각

어레이나 2020. 7. 18. 04:49

 

[나를 위한 미술치료] 네 번째 이야기 '목적' 

미술치료의 현실 그리고 나의 생각

 

 

 

7 / 17 / 2020 금요일.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미술치료 포스팅을 올려요. :)

중간에 네 번째 작업한 과정이 있지만,

오늘 올리는 미술치료 작업은 제가 개인적으로 진행했던 네 번째 작업에서 좀 더 깊게 들어간 주제예요.

그래서 중간에 한 작업은 생략하고 저에게는 다섯 번째인 작업물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오늘 작업의 주제를 '목적'으로 정했어요.

주제를 정해놓고 미술치료를 하는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요즘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아져서 주제를 정해서 진행해보았습니다.

오늘 작업은 2번 진행했어요.

한 번은 색연필로만, 한 번은 연필과 색연필을 사용해서요.

먼저 진행한 작업은 색연필로만 진행한 작업물이에요.

 

 

 

 

 

 

 

첫 번째 작업물 '목적'

 

 

 

 

 

 

 

작업물의 오른쪽 위에 선으로 칸을 먼저 만들었어요.

목적을 생각하다 떠오른건, 미술치료였어요.

미술치료사가 되는건 저에게 오래된 저의 목표이기도 했고,

미술치료사라는 직업을 갖기 위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모든 분야에 계신 분들, 한국에서 취업을 위해 많은 스펙을 쌓고 계시는 취준생분들처럼..

그렇게 노력했던 것 같아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배우고자하는 의지를 갖고,

임상경험을 통해 숙련된 전문가, 깊이 있는 미술치료사가 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했었고요.

제가 최근에 LA에서 만난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여기도 한국처럼 상담사를 양성시키는데, 나라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자격증을 한국인들끼리 만들어서,

자격증을 따게 하고, 돈을 내게 하는..

제 언어로 표현하자면, 저급한 비즈니스를 하는 집단이 한국에만 있는게 아니라 여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분과 대화를 마치고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더 이상 이런 비즈니스를 하는 집단에 속하기 싫다, 돈만 밝히는, 정말 사람을 살리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룰을 만들고, 누구를 위한 룰 인지도 모르는 룰을 따르게 하는 이 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작업물에 그런 저의 마음이 좀 반영된 것 같아요.

 

 

 

 

 

 

심리상담을 공부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똑같이 겪으시는 어려움이 있어요.

어딜 가서 공부해야되는지 모른다는 거예요.

학교를 가야하는지, 학회를 가야 하는지, 아카데미를 다녀야 하는지.. 등등 갈피를 못 잡으시는 분들이 많고,

저 또한 그런 사람이었는데, 제가 찾은 답은... 전부다 해야 돼요.

어떤 말이냐면, 

대학원도 나와야 하고, 학회에 가입해서 학회활동을 하면서 자격증도 따야 하고,

따로 기관에 등록해서 슈퍼바이저 받으면서 치료사의 자질을 키워나가고..

나라에서 인정한 자격증도 이제야 나오기 시작했고,

상담이란 분야가 한국사회에서 자리잡기엔 아직 필요한 것들이 많다고 봐요.

 

 

 

 

 

 

 

 

 

 

 

 

 

 

상담에 대한 필요성은 뉴스를 통해 접하는 가정폭력, 성폭력, 집단폭행, 자살사건, 각종 사고 이슈를 통해

인지하고 있지만, 사회 안에 자리 잡아가기엔 상담의 롤모델이 한국엔 많지 않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심리상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고,

문제가 많은 사람이 받는 게 상담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한 프로그램에서도 그림으로 아이를 설명하고 심리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다양한 요소들로 시청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곳이 방송이기에

자극적, 노골적으로 심리를 해석하는 장면들을 연출시킬 수밖에 없었겠지만,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했어요.

저는 미술 치료할 때, 내담자가 그린 그림의 선, 면, 점, 색 등으로 그 사람을 해석하는 행동을 

치료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 해요.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미술치료를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비인기 종목과도 같아요.

매일 아침도 못 챙겨 먹고 출근해서, 야근은 필수이고.. 먹고사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한 번 상담받는 1시간에 상담비용 10만 원 이상을 낸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니까요.

복지라도 잘 되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경험할 수 있을 텐데

아직 한국의 복지는 장애등급판정을 받아야 지원해주는 실정이라..

겉으론 건강해 보이지만 속으로 아픈 사람들은 상담을 받기가 힘든 게 현실이에요.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 상담을 받으러 찾아가야 하는지도 잘 모르시더라고요.

저에게 어떤 분은 상담받으러 가는데 정신과를 가야 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상담받는 곳을 몇 군데 추천해드렸는데, 이렇게 한국에서는 미술치료에 대해 말하기 전에,

상담에 대한 이해를 먼저 도와드리는 게 필요해요.

 

 

 

 

 

이런 생각은, 제가 필드에서 일하면서도 느꼈던 부분이에요.

저는 외국 국제학교에서 상담교사로 일을 했었는데,

지위가 높은 선생님이 상담에 대해

"수다 떠는 거 아니냐, 얘기 잘 들어주고 달래주면 되는 게 상담사 역할 아니냐"라고 말하시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는데 정말 놀랐어요. 제가 몸담고 일하고 있는 국제학교의 리더 중 한 사람이

상담에 대한 이해도가 이렇게 낮은 게 사실인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의 상담교육이 시급하다고

느꼈어요.

 

 

 

 

 

서점에 가면 상담 관련 서적도, 논문도 많지만,

아직 한국사회에서 한국인들에게 상담이란 분야는

막연하게 문제가 있어야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아요.

그 선생님의 말대로 돈 벌면서 수다 떠는 사람으로 상담사를 이해하는 것처럼요. 

 

 

 

 

 

저는 이런 교육의 필요성에 조급한 마음이 들어요.

이 시대는 자기 자신을 먼저 챙겨야 하는 시대라 생각해요.

현세대는 이 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고, 다른 삶을 추구하고,

삶의 목적 자체가 환경으로부터 많이 달라진 사람들인데,

너무 다른 세대가 지금 공존하며 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마찰도 생기고요.

 

 

 

 

 

 

제 남편은 외국에서 자란 시간이 더 많아서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해요.

이전에 다니던 회사 상사가 한국분이셨는데, 소위 말하는 꼰대, 군대문화를 장착하고 계신 상사분이었어요.

남편은 꼰대, 군대문화가 자리 잡혀 있는 한 리더의 모습을 통해

사회생활하는 동안 많이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두통도 겪었는데,

이런 케이스가 한국은 정말 많을 거라 보여요.

남편은 저에게 "저런 한국인이랑 일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도 동의해요.. 저도 그런 문화를 정말.. 질리게 겪은 사람이라서요.

 

 

 

 

 

 

 

두 번째 작업물 '목적'

 

 

 

 

 

이렇게 까지 이야기가 흘러왔네요.

상담에 대한 필요성, 상담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었어요.

삶의 많은 부분들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어있고, 자기 마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자살률도 증가하고, 가정 안에서 폭력이 일어나는 사건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곳곳에 일어나고 있는데, 

어서 그들을 위한 상담체계가 한국에 자리 잡히면 좋겠어요.

나라에서 인증하는 상담사 양성기관이 세워지고, 기본적인 상담교육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제도가 구축되면 좋겠어요.

이런 바람을 갖고, 저는 제가 있는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요즘 zoom으로 미술치료,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계시면 제공해드리고 있어요.

내 노력이 큰 변화를 일으킬 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변화는 기대해볼 수 있으니까요. 끝까지 노력하고 싶어요.

 

 

 

 

 

 

 

 

 

 

 

 

 

 

목적이란 주제를 갖고 나를 위한 미술치료를 하면서,

나에 대해,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미술치료사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고

필요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무엇이 잘못된 걸까..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하나..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지금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내가 원하는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찾고 움직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목적을 찾는 길에 한 발짝 내디딘 것 같아요.

두 번째 작업물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저는 문제에 직면하면 논리적으로 따지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근데 따지다보면,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삶의 문제가 많아요.

예를 들면 질투라는 감정으로 인해 관계가 상한다던지, 상대의 오해로 인해 업무보고에 차질이 생겼다던지,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문제들로 생긴 것들이 많아서 설명이 안되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수학기호로 표시해봤어요. 그리고 나의 삶의 목적, 시간의 목적을 찾아가기 위해

제가 지금 가고 싶은 곳,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즐길 수 있는 것들을 그려보았고요.

 

 

 

 

 

오늘도 참 감사한 하루이고,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가려 합니다.

나의 행복과 내 옆사람의 행복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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