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HERAPY 미술심리치료

[나를 위한 미술치료] 여섯 번째 이야기 '휴식기' / 코로나 이후의 세상 속에서 자생하는 삶

어레이나 2020. 7. 28. 02:20

 

[나를 위한 미술치료] 

여섯 번째 이야기 '휴식기'

 

 

 

 

7. 23. 2020

이날은 zoom으로 전 직장 동료였던 분을 만나서

'휴식기'라는 주제로 미술작업을 진행했어요.

 

 

요즘 휴식기(휴식 기간을)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가 참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휴식기의 시작과 끝을 내가 결정하며,

코로나 이전에 관계 속에서 살아가던 저의 모습을 기억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균형 있는 삶을 살아야겠단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저와 동료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10분 정도 서로의 삶을 나누는데

공통적으로 휴식이라는 단어에 깊이 공감했어요.

삶을 살아가면서 열심히 달려온 시간만큼의 휴식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을 단기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나의 세밀한 부분까지 보살피며 지내야 하는 시간이라 이야기 나눴어요.

 

 

 

 

 

 

 

저희는 현재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데,

이 주제가 오늘의 작업으로 적절한 것 같다며 정하게 되었습니다.

 

 

 

 

 

여섯 번째 작업 '휴식기'

 

 

 

 

 

 

저는 '휴식기'를 생각했을 때, 큰 나무가 한 그루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나무 기둥을 엄청 크게 그렸는데, 기둥만 그렸을 뿐인데 종이의 한 면을 가득 차게 그린 거예요.

웃음이 나왔어요. 저는 늘 이렇게 뭔가 그리고 싶은 게 있으면 엄청 크게 그려서 다시 종이를 새로 꺼내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저에게 웃음이 났습니다.

 

 

 

 

 

미술치료라는 학문을 처음 접하고, 미술치료를 받았을 때도 저는 비슷한 행동을 했어요.

LMT작업을 진행하는데, 이 작업은 풍경 구성법으로 원래 정신분열증 환자 대상으로 1969년에 나왔는데,

지금은 미술치료와 미술 검사법의 하나로 널리 사용하고 있어요.

LMT는 10가지를 종이 한 면에 그려 넣어야 하는데

뭘 그려야 하는지는 치료사가 하나씩 알려줘요.

하나를 그리면 그다음에 그릴 것을 알려주고.. 그런 식으로 진행하는데

제가 이때도 제일 먼저 그리는 강을 종이의 3분의 1을 사용하면서 그렸어요.

제 그림을 나중에 분석하면서 저의 무의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이번에 나무를 그리면서 그때가 생각났네요.

 

 

 

 

 

여하튼, 저는 새로운 종이에 나무를 다시 그리고, 편하게 쉬고 있는 저를 그리고 싶었어요.

저를 그리고 나니, 남편이 같이 있어야지..라는 생각에 남편도 그리고 옆에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아이도 한 명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고 나니 정말 제 마음이 휴식을 갖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작업을 마친 다음, 함께 한 동료와 작업물에 대해 Share 했는데,

나눔을 통해 얻는 feedback이 저에게 또 다른 힘이 되었습니다.

휴식기는 정말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막상 저의 휴식기는 조급한 마음으로

보낼 때가 많아요. 

 

 

 

 

 

휴식기를 가지려던 시기에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사람도 만날 수 없는 휴식기를 보내게 되었어요.

이 휴식기를 보내면서 저는 자생하는 능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대화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는 것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오래 갖다 보니, 내 생각과 기준에 갇히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게 이렇게 까지 피곤하지 않았는데

사람을 만나서 얘기하는데 피곤한 느낌도 들고,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걸 느꼈어요.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길어지는 이 휴식기를

스스로 자생하는 능력을 기르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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